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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산일보] [생활 속 건축 이야기] 24. 부산 기장군 일광면 '풍경구가' '부산 해운대 1872 팡시온 펜션' 부산일보 2017-08-09
이름
작성일자 2017-08-10
[생활 속 건축 이야기] 24. 부산 기장군 일광면 '풍경구가' '부산 해운대 1872 팡시온 펜션' 부산일보 2017-08-09




 
'부산 해운대 1872 팡시온 펜션' 전경
 
일반적인 펜션과는 기능과 형태가 다른 펜션 '풍경구가'. 사진은 풍경구가의 전경과 마당 및 바깥 풍경을 절묘하게 조망할 수 있는 실내 모습. 건축사진작가 윤준환 제공
 
건물 사이로 학리 바다 풍경이 흘러 들어오다
 
왜 '여행을 '떠난다'는 표현을 할까. 일상을 떠나서 낯선 것들과 색다른 경험에 대한 유혹들이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는 게 주된 이유다. 일상을 억누르는 답답한 풍경을 활짝 열어젖히고 전혀 다른 차원의 풍경 속으로 훅 빨려 들어가고 싶은 게 여행자 마음이다. 여행안내 책자에서는 도저히 만날 수 없는 생경한 경험들을 체험할 수 있다면 덤이다.
 
농어촌 민박이라고 부르는 펜션들 역시 이러한 목적에서 허가되었다. 하지만 대개의 펜션은 다닥다닥 붙어 있는 실내와 설계의 폐쇄성으로 인해 대개가 엇비슷하다. 민가에 거주하는 집주인과의 우연한 만남도 기대하기 어렵다.
 
어촌마을에 들어선 색다른 펜션
 
적당히 닫힌 듯 열려 있는 마당
사적 공간인 듯 시원하게 트인 느낌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많이 만들어
계단 층층마다 다양한 풍경 만끽

 
푸른 쪽빛 바다가 소담스럽게 펼쳐져 있는 부산 기장군 일광면 학리. 여느 해변과는 다른, 소박하며 적막한 어촌 풍경을 담고 있다. 학리 마을 버스정거장 인근. 일반적인 펜션과는 형태와 기능이 크게 다른 펜션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짓다 건축사사무소' 김동현·조윤경 부부건축가가 설계한 펜션 '풍경구가' 이다. 바람 풍, 볕 경, 담을 구, 집 가의 축약어다. 이 단어는 말 의미대로 주위의 고즈넉한 풍경을 집에 오롯이 담았다. 펜션 풀장에서는 고추잠자리 몇 마리가 한가롭게 짝을 지어 유영하고 있었다.

 



 
건축물을 세 개로 나누었다. 건축물의 중요한 요소인 마당은 적절히 닫혀 있으면서도 열려 있다. 건물들에 둘러싸여 있어 외부에 노출되지 않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다. 내리쬐는 여름 햇살 아래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온다. 대나무 숲의 바람 소리까지 들린다. 마당에는 풀장, 파라솔, 간이 휴게의자 같은 게 적절히 배치돼 있어 낯선 장소에서의 낯선 이와의 만남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듯하다.
 
두 건물 사이로 흘러내리는 듯한 콘크리트 계단은 마당으로 이어진다. 마당은 또 다른 계단을 만나 각 실로 연결된다. 계단은 지루할 틈이 없다.

다양한 공간감 덕분에 계단을 오를 때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들을 즐긴다. 주위와의 소통을 위해 마당에 출입구를 두지 말자는 제안도 건축주는 받아들였다. 11개에 이르는 각 호실에는 외부발코니가 설치돼 바비큐를 먹으면서도 바다와 산의 풍경들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실내 모서리창과 수직창들은 주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작은 배려다.

건축가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고만고만한 펜션에 그쳤을 것이다. 두 건축가의 섬세한 언어는 건축물과 인간, 그리고 자연을 자연스레 연결시킨다. '풍경구가'는 세 개의 등대가 펼쳐지는 방파제, 학리를 둘러싸고 있는 나지막한 산, 어촌마을의 전형적인 모습들을 거스르지 않고 받아들인다. 도시의 바쁜 삶과 일상에서 벗어난 '풍경구가'의 어느 날 여름 풍경이다.





김동현·조윤경 대표는 부부건축가다. 동아대건축학과 4년 선후배 사이다.
 
남편 김동현 씨는 "어떻게 하면 내 집처럼 편안한 장소가 될 것인가에 대한 생각에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라며 "대지 인근 대나무 숲과 조금만 올라오면 나타나는 어촌 풍경, 다소 질서가 없는 듯하지만 정다운 마을 돌담에서 그 가능성을 찾았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손님들이 다시 오고 싶다는 반응을 들었을 때 말할 수 없이 뿌듯하다"고 말한다.

조윤경 씨는 "저희 작업의 주된 콘셉트는 늘 마당입니다. 저희가 공모전에서 늘 추구했던 마당에 관한 콘셉트가 이번 작업을 통해 비로소 실현된 것 같아 기쁩니다"고 밝게 웃으며 말한다.

'산다는 것은 곧 짓는 것'이다. 우리는 밥을 짓고, 이름을 짓고, 시를 짓고, 웃음을 짓는다. 짓는다는 것은 단순히 집을 짓는 것만이 아니라, 이러한 사회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 '지음'은 완료의 의미지만, '짓다'는 현재진행형의 의미다. 김동현, 조윤경 부부건축가의 가능성은 이렇게 늘 현재진행형이다.

박태성 문화전문기자

IP 221.167.xxx.xxx